회사에 입사할 때 무심코 넘기기 쉬운 서류가 바로 근로계약서입니다. 하지만 이 문서 한 장에는 우리의 권리와 의무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근로계약서는 단순한 서류를 넘어서, 앞으로의 직장 생활을 지탱해 줄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혹시 ‘회사에서 준비해주는 대로 그냥 사인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계셨나요? 하지만 그렇게 넘겨버린 계약서 한 줄이 나중에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수당, 근무시간, 퇴직금, 계약기간 등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불합리한 조건에 스스로 동의하게 되는 셈이죠.
그래서 오늘은 근로계약서를 처음 접하거나, 제대로 확인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풀어보려 합니다. 실제 사례와 함께 어떤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지, 놓치기 쉬운 함정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다음번 근로계약서를 마주할 때 훨씬 더 똑똑하고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근로계약서는 법적 효력을 가진 약속이다
근로계약서는 말 그대로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법적 계약’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종이가 아니라, 양측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한 법적 문서입니다.
보통은 입사 첫날 혹은 그 전에 회사 측에서 준비한 서류에 서명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근무 장소, 업무 내용, 임금, 근무시간, 휴가 등 필수로 포함되어야 할 항목들이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반드시 임금, 근로시간, 휴일, 휴가, 업무 내용 등을 서면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서명 전 내용 검토입니다. 서류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서명하지 마시고, 본인의 권리가 잘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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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과 형태는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근로계약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계약기간입니다.
정규직은 별도의 기간이 명시되지 않지만, 계약직이나 인턴, 단기근로자의 경우에는 계약 기간이 정확히 표기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5월 1일부터 2025년 10월 31일까지’처럼 명확한 날짜로 적혀야 하며, ‘계약기간 종료 후 자동 연장’ 등 모호한 표현은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 조건이 있다면 그 내용도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예: ‘근무 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 종료 후 정규직 전환 가능’처럼 명시돼야 나중에 문제 소지가 줄어듭니다.
계약 형태에 따라 적용받는 권리도 달라지므로, 본인이 어떤 형태의 근로자인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합니다.
임금 항목은 반드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월급만 정확하면 됐지’라고 생각하지만, 임금 항목은 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기본급, 수당, 상여금, 성과급, 식대, 교통비, 시간외 수당 등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임금 지급일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합니다. 예: ‘매월 25일 지급’
만약 수당 항목이 누락되거나 모호한 표현으로 작성되어 있다면, 추후 미지급 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습 기간 중 임금 차이가 있다면 그 내용도 별도로 명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세전 금액’인지 ‘실수령액’인지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무 시간과 휴게 시간은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
근무시간은 단순히 일하는 시간을 넘어, 일과 삶의 균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당 근로시간은 기본적으로 40시간이며, 이를 초과하면 연장근로에 해당합니다. 근로계약서에는 ‘09:00~18:00’처럼 하루 기준 근무시간이 명확히 표기되어 있어야 하며, 점심시간이나 휴게시간도 따로 명시해야 합니다.
간혹 ‘탄력근무제’나 ‘시차출퇴근제’ 등의 형태가 있을 경우, 근무시간의 범위와 운용 기준이 반드시 상세히 나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초과 근무 시 수당 지급 조건과 방식도 함께 기재되어야 하며, 구두 약속으로 넘어가면 추후 입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업무 내용은 모호하지 않게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기타 회사가 지정하는 업무’라는 표현을 본 적 있으신가요? 이런 모호한 표현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로자의 업무 내용은 계약서에 명확하게 적혀 있어야 하며, ‘마케팅 기획’, ‘디자인 제작’처럼 실제 수행할 업무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포괄적인 표현이 들어가면, 나중에 다른 부서로의 이동이나 원치 않는 업무에 투입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명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업무 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책임 소재에 대한 기준도 정리돼 있으면 더 안전합니다.
연차와 휴가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연차휴가에 대한 규정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으며, 1년 미만 근무 시에도 월 1일씩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에는 연차일수와 그 계산 방식, 사용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야 하며, ‘연차는 회사 사정에 따라 부여’처럼 애매한 표현은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경조휴가, 출산휴가, 병가 등 법정 외 휴가에 대한 내부 규정이 있다면 그 내용도 함께 포함되면 좋습니다.
‘연차 사용 시 사전 며칠 전에 신청해야 하는지’, ‘미사용 연차는 이월되는지 또는 수당으로 지급되는지’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입니다.
수습 기간은 기간과 조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
신입사원의 경우 수습 기간을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간 동안은 임금, 복리후생, 평가 기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예: ‘수습기간은 입사일로부터 3개월이며, 이 기간 동안 급여의 90% 지급’
수습 종료 후 자동으로 정규직 전환되는지, 별도의 평가를 거치는지도 확인해야 하며, 평가 기준이 있다면 해당 항목도 구체적으로 적혀야 합니다.
또한 수습 기간 중 해고 시에도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며,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는 법적 해고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퇴직 조건은 미리 협의해야 한다
퇴직 시 사전 통보 기간, 퇴직금 지급 조건, 인수인계 방법 등은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돼야 합니다.
근로자의 권리는 퇴직할 때 더욱 중요해집니다. ‘퇴사 30일 전 사전 통보’가 일반적인 기준이며, 이를 어길 시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발생하며, 정확한 산정 기준과 지급 시기도 계약서에 명시돼야 분쟁이 없습니다.
또한 퇴사 후 보안 유지, 경쟁 업체 취업 제한 등의 조항이 있다면 그 조건과 범위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복리후생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식비, 교통비, 통신비, 명절 상여금, 교육비 지원, 건강검진 등 복리후생은 근로자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계약서에 명확하게 명시돼야 하며, 특히 정기적 혜택이라면 ‘지급 시기’와 ‘지급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보험 가입 여부, 퇴직연금, 각종 수당 등도 포함돼야 하며, 구두 약속보다는 서면에 남겨야 합니다.
회사마다 제공하는 복지 제도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제안된 복지가 본인에게 중요한 요소인지 판단한 후 서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계약서라도 반드시 본인이 직접 검토해야 한다
요즘은 전자 근로계약서로 서명을 많이 진행하지만, 방식이 바뀌었다고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전자 계약도 법적 효력이 동일하며, 내용은 종이 계약서와 똑같이 중요합니다. 계약 전에 내용을 모두 읽고, 저장하거나 출력해 보관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서명 후에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지, 혹시 변경 이력이 기록되는지도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모바일 서명 시에는 작은 화면에 전체 내용을 한 번에 보기 어려우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본인이 제대로 이해하고 동의한 뒤에만 서명해야, 나중에 문제 발생 시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근로계약서는 단순한 입사의 시작이 아니라, 나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첫 번째 수단입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항목들을 한 줄 한 줄 꼼꼼히 따져보면서 서명한다면, 직장 생활에서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어떤 서류든 서명은 '동의'를 의미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인지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수정 요청도 당당히 하시길 바랍니다.
관련 FAQ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법적으로 반드시 작성해야 하며, 미작성 시 사용자는 벌금을 물 수 있습니다.
계약서 내용을 수정 요청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불합리한 내용이 있다면 협의 후 수정 요청할 수 있습니다.
수습 기간 중 해고당해도 퇴직금 받을 수 있나요?
1년 이상 근무하지 않았다면 퇴직금 대상이 아닙니다.
전자 서명이 법적 효력이 있나요?
있습니다. 전자 계약도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연차는 입사한지 얼마부터 쓸 수 있나요?
1개월 근무 시 1일씩 발생하며, 최대 11일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계약서에 없는 복지를 요구해도 될까요?
가능하지만 회사 정책에 따라 제공 여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급여가 계약서보다 적게 나왔을 땐 어떻게 하나요?
회사에 이의를 제기하고, 필요시 근로감독관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계약서 사본을 안 주면 어떻게 하죠?
요청 시 반드시 제공해야 하며, 거부 시 법적 대응이 가능합니다.